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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카페인 중독 벗어나기 도전기

문득 출근해서 자리에 앉자마자 커피를 마시면서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 내가 언제부터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지?"  요즘에는 중고등학생들도 레드불이나 몬스터 같은 음료나 아메리카노, 편의점 커피를 공부할 때 졸지 않기 위해 많이들 마시는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는 커피는 몸에서 잘 받지도 않았고 무슨 맛으로 먹는지 이해하지 못한채 오랜 시간 지내왔고 기껏해야 대학교 때 자판기에서 100원 넣고 마시는 믹스커피가 커피의 전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아침의 커피 한잔은 곧 들이닥칠 업무의 전투에 내 몸을 던지기 전 행하는 숭고한 의식이다.

 

카페인에 중독, 그리고 부작용

 

직장인이 되고 나서 커피는 서서히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이제는 하루에 2~3잔은 기본 입니다. 출근 전 집앞 편의점에서 캔 커피 한잔, 출근 후 업무 시작 전 아메리카노 한잔, 점심 먹고 한잔, 오후 3시정도에 또 한잔.

원래 커피를 마시기만 하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잠도 오지 않았던 체질이였지만 이제는 저녁때 마셔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잠도 잘 자고 몸도 별 이상이 없어서 방심하였던 것 같습니다. 수 년동안 카페인을 매일매일 섭취를 하였더니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부작용이 생기는 느낌 입니다. 

유튜브 채널에서 수면과 관련한 영상을 보았습니다. 커피에 담긴 카페인은 어떠한 체질의 사람이든지 마시면 몸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 입니다.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이 우리가 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하는 순간 부터 서서히 쌓이게 되는데 뇌에 영향을 미쳐서 잠을 자게 만든다는 것 입니다. 그런데 카페인은 뇌에 아데노신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우리가 커피를 마시면 살짝 흥분된 상태로 피로감을 잊게 되는 것 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카페인의 도움으로 지속적으로 잠을 비정상적으로 줄이고 그것이 쌓이면 수면 부채가 되어 어느 순간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저의 경우도 어느 순간 계속 몸이 나른해지고, 항상 신경이 곤두선 느낌 그리고 약간의 불안 증세가 계속 나타나서 원인을 다량의 커피 섭취에 따른 카페인 부작용으로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한 면역력도 향상 시킬 겸, 10일 동안 커피를 섭취하지 않고 생활해 보았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자신과의 투쟁

 

Day.1

출근하면서 늘상 받아오던 TAKE OUT 커피가 아니라 비타민 워터를 들고 왔습니다. 컴퓨터 앞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면서 커피 대신 비타민 워터를 마시는데 밍밍한게 오랫동안 뚜껑을 열어 놓았던 밀키스를 마시는 느낌 입니다. 입안이 텁텁하여 화장실에서 가글을 하고 나니 한결 상쾌합니다. 무사히 아침 시간을 넘겼습니다.

점심 식사 후에도 동료들과 카페에서 커피가 아니라 속이 쓰리다는 괜한 핑계를 대고 페파민트 허브티를 주문하여 마셨습니다. 오후 3시가 되니 위기가 찾아 왔습니다. 책상 위의 카누 스틱 커피를 한참동안 만지작 거리다가 5분정도 지나고 다시 안정감을 찾았습니다. 

첫째 날은 별다른 몸의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Day.2 

아침 TAKE OUT 음료 선택 시 깊은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Drip 커피의 향을 이겨내기가 유독 힘이 듭니다. 그러나 과감하게 다시 비타민 워터를 Pick 하였습니다. 뭔가 비타민을 흘려 넣어서 내 몸을 위한다는 느낌을 받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오후가 지나자 머리가 살짝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이것인가, 이것이 말로만 듣던 카페인 금단 증상의의 시작인가!

퇴근시간이 가까워 질 무렵 엄청난 두통이 밀려왔습니다.

집에 와서도 지끈 거리는 두통으로 인해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뒹굴거리다 잠이 들었습니다.

 

Day.3

두통은 조금 괜찮아졌지만 이제 컴퓨터 앞에 않아서 업무를 보는 내내 졸음이 미친듯이 몰려 왔습니다. 중간에 계속 휴게실을 오가며 잠을 깨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물을 어마어마하게 들이켰습니다.  덕분에 화장실도 평소와 다르게 자주 들락날락 거렸습니다. 퇴근하고 집에와서 10시 정도에 바로 잠에 스르륵 빠져버렸습니다.

 

Day.4

평소에 맞춰놓던 알람시간보다 30분 먼저 눈이 떠졌습니다. 일어나는데 조금 힘이 들긴했지만 평상시와는 다른 느낌 입니다. 만성 피로가 5% 정도 해소된 느낌 입니다! 아직도 커피에 대한 생각이 강하게 나지만 그때마다 계속 물을 마십니다. 오늘도 퇴근 후에 잠시 시간을 보내다 10시전에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Day.5

일어나는데 마치 초원의 집에서 일어난듯한 상쾌한 느낌입니다. 그동안 쌓아 두었던 수면 부채를 이렇게 조금씩 갚아 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Day.6

심리적으로 약간 불안한 느낌과 사소한 일에 짜증이 나던 일이 줄어 들고 있는 느낌 입니다. 지금 까지 알게 모르게 화학물질이 나의 뇌와 신경계까지 침투하여 영향을 끼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Day.7

헬스하는 분들은 운동전에 아메리카노를 한잔하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카페인이 근육을 수축하게 만드는 역할을 도와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카페인 과다 섭취 시 근육이 뭉치는 느낌이 생길 수 있는데 목과 어깨 주변부가 굳어 있었던 것들이 아주 조금은 편안해진 느낌이 듭니다.

 

종종 포털 뉴스에 커피의 장점에 대해 언급하는 기사들이 많이 나옵니다. 하루에 커피 몇 잔을 마시면 어디에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요,반면에 부작용에 대해 언급하는 기사들 역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이든 장점과 단점은 공존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10일째에 저의 도전은 막을 내리고 다시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였지만 하루 최대 2잔 그리고 마지막 잔은 반드시 오후 2시 이전에만 마시는 것으로 원칙을 세우고 지켜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